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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야근을 마치고 바깥으로 나왔을 때, 하늘은 텅 비어 있었다. 정확히는 너무 텅 비어 있어 공허함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편의점 간판과 자동차 전조등, 유리창마다 켜진 사무실 불빛이 밤을 밀어내고 있었다. 고개를 들고 한참을 찾았지만, 그날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어릴 때는 별이 어디서나 보이는 줄 알았다. 대전의 높은 동네에 있던 우리 집은 빛공해가 많지 않았다. 날이 좋은 저녁이면 하늘이 강렬한 분홍빛으로 물들었고, 마당에 서 있는 내 몸까지 붉어졌다. 밤이 오면 그 자리에서 꽤 많은 별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아래에서 오래 살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스무 살부터 세종으로 일을 다녔고, 그해 12월 서울로 올라왔다. 자랄수록 환한 곳으로만 옮겨 다녔다. 더 환한 건물들, 더욱 밝아진 거리, 그리고 불이 꺼지지 않는 방. 그날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은 일이 잘 풀렸다. 꽤 골치 아팠던 문제가 해결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도 받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이상할 만큼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밝은 화면을 바라보며 달려가느라 이미 지나간 길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날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그 공허함도 내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실력과 지식, 돈이 쌓이면 마음속 어둠도 사라질 줄 알았다. 그래서 계속 불을 켰다. 잠들기 전까지 화면을 들여다보고, 조용해질 때마다 새로운 소리를 틀었다. 그런데도 밤이 되면 문득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쫓던 건 뭐였는가. 그날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모든 불을 끄고 창가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검은 유리 위로 내 얼굴만 희미하게 떠 있었다. 그런데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서 작은 빛 하나가 보였다. 별인지 인공위성인지 알 수 없었다.

그날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창문을 닫지 않고 조금 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