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Carl Edward Sagan
코스모스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다.
책의 두께를 볼 때면 한숨이 절로 나오고 막막했지만, 칼 세이건이 하는 모든 이야기(캄브리아기 대폭발, 생명의 진화 과정, 별들에 대한 이야기, 행성 등)에 푹 빠져 책을 보았던 나를 보면 웃기면서도 신기했다. 나에게 무엇인가 주고 싶어서 안달나있는 책인 것만 같았다.
위에 대문짝만하게 키운 문장은 코스모스를 펼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문장이다.
보자마자 책의 모든 내용을 함축시킨 문장이라고 느꼈다. 그렇게 느낀 순간 가슴이 떨렸다. 뭐지 이 감정..!
이야기 중 흥미로웠던 알렉산드리아 역사
기원전 3세기쯤 알렉산더 대왕 3세는 외래문화를 존중했고, 개방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지적인 성장을 추구했다고 한다.
알렉산더 대왕은 전 경호원을 시켜 알렉산드리아 도시를 건설했고, 그 도시가 무역과 문화, 학문의 중심지가 되길 원했다.
그런 도시에서도 제일가는 자랑거리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있었다. 도서관의 가장 큰 자산은 방대한 양의 책들이다.
사람들을 해외로 보내 책을 사들여오고, 정박한 배들을 뒤지며 책을 찾아 즉시 베낀 후 원본을 돌려주고, 사본은 도서관으로 직행했다. 지금은 불타버렸지만, 그렇게 쌓인 책의 양이 약 50만 권이라고 한다.
후에 이 도서관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도 알고 있는(지구의 둘레를 처음 계산한 에라토스테네스 등) 수많은 학자가 탄생했었다고 하는데, 파괴된 도서관이 참으로 안타깝다.
칼 세이건의 글에서도 불타버린 많은 양의 자료들에 대해 착잡한 마음을 보였다.
박물관에 불을 지른 이유는 무엇일까?
도대체 어떠한 자료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아직 이름만 들어도 아는 수많은 학자가 연구를 진행했을까?
수많은 책이 아직 남아있었다면, 우리 문명의 발전은 어디까지 도달했을까?
문장 하나하나 읽어가며 생기는 궁금증이 계속해서 나를 자극한다. 그러면서도 까마득히 넓은 우주 속에서 이런 궁금증들이 얼만큼의 영향력을 지닐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한 없이 초라해진다.
책을 접한 후의 나는 내가 생각하는 코스모스를 떠올릴 때면, 머리가 지끈 아파져 온다.
도대체 나는 누구길래 수 백억 년 우주 역사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2021년에 수많은 운하, 수많은 별들 사이의 지구 안에서 사람들이 부르는 대한민국이라는 땅덩어리 위에 노트북 앞에 앉아 독후감을 작성하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우리는 왜 사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두 가지 질문
이 책의 682(마지막)페이지를 넘긴 후에는 두 가지의 질문만이 머릿속에 맴돈다.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 그리고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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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번째 정독하는 건지 모를. 이번에 가장 기억에 남는 키워드는 바로 ‘핵전쟁’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핵전쟁은 비극인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확신을 담아 대답할 수 있다. “절대 비극이다.” 핵전쟁에 사용되는 핵무기는 도대체 왜 탄생하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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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생존 위협과 분노에 ‘살인’과 같은 상황이 펼쳐지듯, 국가의 생존 위협과 분노에 ‘전쟁’이라는 상황이 수없이 발생해왔다. 나는 ‘심리적 관점에서 전쟁은 살인과 같다’는 칼 세이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추축국 독일은 핵무기 제작에 돌입했었으며, 연합국 미국이 이를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이후 수많은 학자를 미국으로 데려와 말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이론을 검증했고, 결과적으로 끔찍하기 그지없는 ‘핵무기’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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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서로 같은 문명끼리 화해할 줄 모르고, 증오심으로 가득 차 자기 파괴의 길로 다가서는 것인가?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국경선도 없는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할 뿐인데 말이다.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 대폭발부터,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고, 연료를 소모한 별들은 또 폭발하며 여러 별이 탄생했다. 그리고 그 옆에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운 질량을 가진 행성들.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의 원시 지구이다. 우주의 변두리에 존재할 뿐인 인간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사회를 기괴한 존재로 간주하며 혐오하고는 한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은 갖지 않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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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많은 행성 중 생물이 탄생하는 과정은 아주 극한의 어려움이 따른다. 우주에서 벌어진 진화의 단계를 이해한다면, 거대한 ‘수소 산업’의 최종 산물로서 태어난 생물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문명을 이뤄 현재는 스스로 기원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까지 성장해 왔다. 이것이 코스모스의 대서사시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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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박힌 미물이면서 기적에 가까운 우리 인간이 자신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로 변하다니. 얼마나 끔찍한가?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랑의 범주를 넓혀왔다. 자기가 속한 마을에서, 부족으로, 그리고 도시에서, 국가의 순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사랑해야 할 범주를 지구로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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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질문을 해보자.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아갈까?
Memo
Archive
💡칼 세이건은 심리적 관점에서 전쟁은 살인이라고 확신하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위협이 되거나 극한의 분노를 느끼게 될 때, 일부 사람들은 살인의 상황으로까지 치닫기도 한다. 같은 종류의 위협이 국가들에 가해지면 국가도 걷잡을 수 없는 살인적 분노에 휘말린다.
영원의 벼랑 끝
p.487
💡대폭발에서 은하단, 은하, 항성, 행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행성에서 생명이 출현하게 되고 생명은 곧 지능을 가진 생물로 진화하게 된다. 물질에서 출현한 생물이 의식을 지니게 되면서 자신의 기원을 대폭발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식할 수 있다니, 이것이 우주의 대서사시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p.513
💡우주 팽창과 대폭발 이론이 전반적으로 옳다고 한다면, 우리는 좀 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대폭발의 순간은 어떤 상태였는가? 대폭발 이전의 상황은? 그 당시 우주의 크기는? 어떻게 물질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던 우주에서 갑자기 물질이 생겨났는가? 이러한 물음은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미래로 띄운 편지
p.567
💡핵무기의 출현 이후 지적 능력이라는 것을 이렇게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게 됐지만 말이다.
p.577
💡우리는 어서 지구를 모든 생명을 존중할 줄 아는 하나의 공동체로 바꿔야 한다. 그리하여 지구상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한편, 외계 문명과의 교신을 이룩함으로써 지구 문명도 은하 문명권의 어엿한 구성원이 돼야 할 것이다.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 줄까?
p.632
💡우리와 같은 문명의 운명은 결국 화해할 줄 모르는 증오심 때문에 자기 파괴의 몰락으로 치닫게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 하지만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에는 국경선이 없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쥐면 부서질 것만 같은 창백한 푸른 점일 뿐이다.
p.633
💡인류의 생존 문제를 우리 자신이 걱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대신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단 말인가? 인류는 현재 위대한 모험을 앞두고 있다.…인간은 상호 불신이란 최면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하나의 종으로서의 인류에 대한 염려 같은 것은 아예 할 줄 모른다.
p.642
💡심리적 관점에서 전쟁은 살인이라고 확신한다. 자신의 생존에 위협이 가해질 때, 자신의 생존이 도전을 받게 될 때 인간의. 적어도 일부 사람들의 분노는 사람을 살인의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하는 경향이 있다. 같은 종류의 위협이 국가들에 가해질 때, 국가도 걷잡을 수 없는 살인적 분노에 휘말린다.…국가는 국민을 쉽게 선동하여 전쟁으로 몰아갈 수 있다.
p.658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세워질 당시에 살았던 테오프라스토스는 “미신은 신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비겁함”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에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똑바로 둘러볼 필요가 있다. 이 우주에서는 각종 원자들이 별들의 중심에서 합성되고, 매 초마다 태양과 같은 별들이 수천 여 개씩 태어나며, 여기저기 막 태어난 행성들에서는 중심별에서 방출된 빛과 하늘을 가르는 번개가 물과 대기에 새로운 생명의 불꽃을 댕기고, 수천억 개에 이르는 은하들 하나하나에서는 생명의 진화를 가능케 하는 원료 물질들이 별의 폭발과 함께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퀘이사가 있고 쿼크가 있으며 눈송이와 개똥벌레가 함께 살아 숨쉬는 코스모스인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우주에는 신기하기 이를 데 없는 블랙홀들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아직 모르는 세상, 지구와 다른 문명 세계가 수없이 존재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외계 문명권들에서 발사된 전파 신호가 지구를 두드리고 있을지 모른다. 우주의 실제와 비교해 볼 때 미신과 사이비 과학이 주장하는 바는 참으로 허망하다. 과학이 인류의 고유 문화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과학이 밝힌 바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정녕 중요한 우리의 과업인 것이다.
p.674
💡이렇게 어렵사리 만들어진 인간이 자신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로 변하다니. 우주에서 벌어졌던 진화의 단계를 차근차근 이해하노라면, 거대한 수소 산업의 최종 산물로서 태어난 생물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존재임을 확실히 알게 된다.…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자신이 속한 사회와 조금이라도 다른 성격의 사회를 믿을 수 없는 기괴한 존재로 간주하며 심히 혐오하고는 한다.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심을 갖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방’이나 ‘외계’라는 표현의 부정적 뉘앙스는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잘 드러내 준다. 그렇지만 각기 다른 문명들이 보여 주는 문화와 유적의 다양성은 ‘인간으로 되어 감’의 다른 방식들을 우레에게 시사할 뿐이다.
p.675
💡충성의 대상을 자기가 속한 마을에서, 부족으로, 그리고 도시 국가에서, 국가의 순으로 점차 넓혀 갔다. 사랑할 대상의 범주를 계속해서 넓혀 왔다는 이야기이다.…현대는 충성의 대상을 인류 전체와 지구 전체로 확대해야 할 시대이다. 그래야만 우리가 하나의 생물 종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p.682
💡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인식할 줄 아는 존재로 이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기원을 더듬을 줄도 알게 됐다.…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 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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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독. 2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