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William Paul Young
독후감
내가 담기엔 너무나 깊은 영역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읽는 내내 느껴졌던 전율과 희열이 잊혀지진 않는다. 나는 우리 인간과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맺는 관계와 사랑이라는 가치를 소중하게 느끼고 있고, 또 그것을 많은 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하지만 정작 내가 내 주변 모든 이들을 소중하게 느끼고, 주변 이들을 사랑하며, 아껴주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을 때는 단호하게 No 라고 대답할 수 있다. 나는 여전히 그런 사랑을 갈구하는 한 인간으로 존재하며, 그런 가치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에 불과하다. 사랑이 노력을 통해 발전된다니.. 우습지도 않다.
관계
나는 사회에서, 또 특정 집단에서, 그리고 우연히 맺어진 관계에 대해서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 그 관계를 소중히 여기지 않고, 그 관계에서 얻어지는 관심에 큰 반응을 하지 않는다. 왜 그랬을까? 아마 내 스스로가 무서워 했던 것 같다. 이 관계가 잘못된다면 내가 버려질까 봐, 내가 이 관계에서 힘들어할까 봐, 내가 이 관계에서 상처를 입을까 봐 내적으로 움츠러들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가 항상 추구하던 사랑이라는 가치는 이러한 관계에서 이뤄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움츠러들었으며, 나를 방어하기에 바빴던 것일까?
슬픔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있어서 내가 행하는 방어적인 태도에 대한 물음을 이어나가면 항상 도달하는 곳이 나의 어릴적이다. 주인공 맥의 아버지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우리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다. 나에게 아버지는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해준 사람 그 이상과 그 이하도 아니다. 솔직히 바닥까지 떨어지는 가정에 선을 그어두고, 아무렇지 않다고 느끼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아버지는 지금도 살아계시지만 내가 아버지를 떠올릴 때의 마땅한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다. 그 마저도 좋은 기억들이 없다. 다 구린 기억들이다. 아버지는 어린 시절의 나를 방치하셨고, 어린 시절의 관심이 필요했던 나와 함께하지 않았다. 항상 바깥에서 거리의 유흥을 즐겼으며, 가끔 오시는 날에는 술에 젖은 입으로 내 이름을 부르곤 했는데, 어린 시절의 나에게는 그 냄새가 꽤나 고약했다. 그나마 함께 하는 시간이 생기는 날에는 담배 냄새가 찌든 피시방과 당구장이 전부였다.
사랑
내가 사랑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데에는 앞서 말한 사연으로 인해 생긴 결핍으로 비롯됐다. 근본적으로 내가 느끼던 외로움은 사랑에 대한 결핍으로 생겼고, 이런 사랑을 원하는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사랑을 피해왔던 것 같다. 사랑을 얻기 위한 고민도 하지 않았고, 사랑을 주기 위한 고민도 하지 않았다. 내가 느끼는 사랑에 대해 생각지도 않았고, 내가 사랑 속에 있다는 것을 생각지도 않았고, 내 안에 사랑이 있다고 생각지도 않았다. 그랬던 내게 찾아온 사랑이 있다.
내가 하은이와 만나며 느껴온 사랑은 그간 내가 생각해 왔던 사랑의 개념과는 완전하게 달랐다. 이 사람과 함께가 아닌 미래가 상상이 안 됐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떠한 권리도 요구하지 않았고, 정말 가슴 속 깊이 서로를 느끼고 있었다. 가끔은 질투하지만 괴롭지 않다. 가끔은 서운 했지만 미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진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체크하며 함께 걸어간다. 나는 이런 관계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항상 꿈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그동안 느껴왔던 외로움이란 감정은 눈 녹듯 사라지는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하은이와 할 수 있는 사랑에서는 서로의 어떤 실수도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나온 내용 처럼 실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 완전한 사랑을 품고 온전함을 얻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믿기지 않는 관계에 있어서는 하나님의 사랑이 많이 작용했다. 우리가 큰 우주에서 지구에 존재할 수 있었던, 그 지구에서도 인간으로, 대한민국에서, 비슷한 시대에 태어나며, 같은 직장을 다닌 것이. 우리를 이어주려는 이유가 있었을까? 우리가 눈치를 채던 못 채던 그 목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
오두막 책을 통해, 큐티를 통해 당신의 생명에 대한 갈증이 생기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정 상황에 놓였을 때, 그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질문은 잘못 됐다는 것을. 내가 그분의 생명 안에 있고, 내 안에 그 분의 생명이 있다고 한다면 저런 질문은 애초에 나오지도 않고 일을 행했을 것입니다. 당신의 생명을 더욱 갈구하게 됩니다. 인지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두막이라는 책을 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말로는 정의하지 못하겠지만, 글로도 이렇게 충만하게 느낄 수 있다니. 주변에 감사하고, 내가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모두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낀다. 이 책을 하은이가 왜 추천해 주게 되었으며, 추천해 준 하은이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으며, 하은이를 만나기까지의 내 행보는 왜 일어나게 되었는 지가 너무 잘 짜여진 각본같다. 경외감이란 이런 것일까.
p.43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렬하고 눈부신 은하수를 바라보며 다들 경이로움에 사로잡혔다. 자신은 비록 티끌처럼 작은 존재지만 광대한 하늘 아래 누워서 몇 시간이고 장관을 감상할 수 있겠다고 맥은 생각했다.
하나님의 존재를 여러 곳에서 느껴봤지만 그 어떤 곳보다도 자연과 별빛에 둘러싸인 이곳에서야말로 하나님이 가장 가깝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p.110
친구, 진심으로 자네가 걱정되네. 내가 가거나 아니면 낸이나 그 누구라도 같이 가면 좋겠어. 거기 가서 자네에게 필요한 것들 모두를 찾길 바라네. 자넬 위해 한두 번 기도드리겠네.
p.129
그녀는 그를 안지 않고서도 그를 안았고, 그를 만지지도 않으면서도 만졌다.
p.132
이들 중 누가 하나님일까? 이들은 환상이나 천사일 뿐이고 나중에 하나님이 찾아온다면?
그것도 참으로 당혹스러운 노릇일 터였다.
모두 셋이니 삼위일체 같은 존재들일까? 하지만 두 여자와 남자 중에 백인은 아무도 없다니? 그건 그렇고 그동안 왜 하나님을 당연히 백인이라고 생각해 왔을까?
그는 몰려드는 상념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어서 가장 대답을 듣고 싶은 질문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맥은 간신히 물었다.
“그러면 당신들 중 누가 하나님이죠?”
“나예요.”
세 사람이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p. 154
그는 완벽한 하나님이지만 하나님의 본성으로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어요. 그는 오로지 나와의 관계속 에서 살아왔고, 내가 모든 인간과의 관게에서 바라는 바로 그 방식대로 살고 있어요 그가 최초로 그 일을 완수했죠. 처음으로 자신 안에 거하는 나의 생명을 절대적으로 신뢰했고, 겉모습이나 결과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나의 사랑과 선함을 믿었죠.
예수는 자신 안에서 또한 자신을 통해 작용하는 나의 생명과 힘을 신뢰하는, 의존적이고 제한된 인간으로서 눈 먼 사람을 치유했어요. 인간으로서의 예수는 누군가를 치유할 힘을 자신 안에 갖고 있지 못해요.
우리의 결합 속에만 머물렀기 때문에 특정한 상황에서 나의 마음과 의지를 표출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보는 것은 바로 나, 즉 그 안에 거하는 나의 생명이죠.
인간은 자신의 한계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내 의도 안에서 정의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요.
p. 156
세 신이 아닌, 세 속성을 가진 하나의 신
우리는 세 신이 아니라 세 속성을 가진 하나의 신이죠. 남편이자 아버지이고 노동자인 한 사람처럼 말이에요. 나는 하나의 하나님이고 또한 세 인격이며, 이 셋은 전적으로 하나죠.
p. 157
사랑
사랑도 관계도 없겠죠. 모든 사랑과 관계는 하나님인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신에게도 가능한 거예요. 사랑은 한계가 아니라, 비상이죠. 내가 곧 사랑이에요.
p.159
예수님이 돌아가신 이유
당신, 다시 말해서 예수님이 돌아가셔야 했던 건 정말 슬픈 일이었어요.
그런 줄 알고 있었어요. 고마워요. 하지만 우리가 전혀 슬프지 않았다는 걸 알아야 해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죠.
당신만을 위해서였대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건 아니었죠!
p. 162
실수에 대하여
그는 사발의 내용물이 바닥에 쏟아지고 계획했던 요리를 나눠먹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누구의 실수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서로에 대해 사랑을 품고 그로 인해 완전함을 얻었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자신의 방식과는 얼마나 다른가!
p. 163
모르는 척
당신이 우리 중 하나와 이야기를 나누면 우리 모두와 나누는 것이지요. 이 땅에 머물기로 한 것은 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그것을 존중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요. 매켄지, 당신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 당신은 자신이 잘났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어린아이와 놀거나 색칠놀이를 하진 않겠죠. 오히려 그 관계를 쉽게 만들고 존중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제한하려고 할 거예요. 사랑을 위해서라면 일부러 게임에서 지기도 하겠죠. 이기고 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랑과 존중이 중요하니까요.
그때 우리는 당신을 존중하려는 뜻에서 우리 자신을 제한했어요. 우리는 당신의 아이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려고 하지 않았죠. 당신의 말을 들을 때 우리는 아이들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거나 마찬가지고, 당신의 눈을 통해 아이들을 보면 무척 즐거워요.
p. 164
기도
파파, 오늘 당신이 맥의 고통을 당신의 것으로 완전히 받아들이고 그에게 자신만의 타이밍을 선택할 여유를 주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참 좋았어요. 당신은 맥을 존중하고 또 나를 존중했어요. 당신이 그의 마음에 사랑과 안정을 속삭이는 모습은 정말 굉장했답니다. 당신의 아들인 것이 정말 기뻐요.
p. 166
항상 여기있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하죠?
나는 여기 있어요. 나는 항상 여기 있죠.
p. 168
창조
“굉장해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아요.”
옆에 나란히 누워 있던 예수가 어둠 속에서 중얼거렸다.
“당신이 창조한 것인데도요?”
맥이 물었다.
“나는 말씀이 육신이 되기 전에, 말씀을 통해 창조했어요. 내가 창조하긴 했어도 지금 나는 한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정말 대단한 경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