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기본 정리

  • 작가: 사무엘 베케트
  • 장소: 나무 한 그루가 있는 시골길
  • 줄거리: 두 사람이 어느 언덕에서 고도를 만나기 위해 기다린다. 고도는 오지 않지만 이들은 계속 기다린다.
  • 등장인물: 에스트라공, 블라디미르, 포조, 럭키, 소년, 고도

인물 메모

에스트라공

  • 신체적 생존과 현실적인 문제를 자주 걱정한다.
  • 고도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다.

블라디미르

  • 에스트라공보다 생각이 많고,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계속 상기한다.
  • 에스트라공이 가자고 할 때마다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포조

  • 럭키를 데리고 갑자기 등장한다.
  • 말을 많이 하며, 럭키를 부리고 학대한다.
  • 뒤에는 장님이 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다.

럭키

  • 포조의 짐꾼 또는 종처럼 등장한다.
  • 말이 거의 없지만, 한 장면에서 길고 난해한 말을 쏟아낸다.
  • 포조에게 끌려 다닌다.

소년

  • 날이 저물 때 등장해 고도가 오늘은 오지 못하고 내일 오겠다는 소식을 전한다.
  • 블라디미르를 만났다는 사실을 다음날 기억하지 못한다.

고도

  • 두 주인공이 기다리는 대상이다.
  •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 소년을 통해 오늘은 오지 못하고 내일 오겠다는 말만 전한다.

질문

  • 이들은 왜 고도를 기다리는가?

묶임(p.31)

  • 에스트라공: 우린 꽁꽁 묶여 있는 게 아닐까?
  • 블라디미르: 난 원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 블라디미르: 도대체 묶긴 누가 묶고, 누구에게 묶여있다는 거야?
  • 에스트라공: 네가 말하는 그 작자에게.
  • 블라디미르: 고도에게? 고도에게 묶여 있다고? 무슨 소리야?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아직은 안 그렇다.

눈물과 웃음의 총량(p.51)

  • 포조: 이젠 울음을 그쳤군. (에스트라공에게) 그러니까 당신이 저놈을 대신하게 된 거구려. (생각에 잠긴 듯) 이 셍상의 눈물의 양엔 변함이 없지. 어디선가 누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 한쪽에선 눈물을 거두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오. 웃음도 마찬가지요. (웃는다) 그러니 우리 시대가 나쁘다고는 말하지 맙시다. 우리 시대라고 해서 옛날보다 더 불행할 것도 없으니까 말이오. (침묵) 그렇다고 좋다고 말할 것도 없지. (침묵) 그런 얘긴 아예 할 것도 없어요. (침묵) 인구가 는 건 사실이지만.

밤(p.59)

  • 포조: (대답은 듣지도 않고) 참 그렇지. 밤에 관한 얘기였지. (고개를 든다) 좀더 정신을 차리고 들어봐요. 안 그러면 말짱 헛일이 될 테니까. (하늘을 쳐다보며) 보시오. (모두들 하늘을 쳐다본다. 럭키만이 다시 졸기 시작. 포조가 그 모습을 보자 끈을 잡아당긴다) 하늘을 쳐다보라니까, 이 돼지 같은 놈아! (럭키가 고개를 젖힌다) 좋아요. 그만하면 됐소! (모두들 다시 고개를 바로잡는다) 뭐 그렇게 이상할 것 있겠소? 그저 하늘일 뿐이지? 빛이 희미하게 밝긴 하지만 어느 하늘이든 이 시간엔 그런 거 아니오? (사이) 이 지방에선 (사이) 날씨가 좋을 때 얘기지만.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로) 한 시간쯤 됐을까. (산문적인 어조로 시계를 보면서) 하늘에서 이런 빛이 쏟아진 것이 (다시 서정적인 어조) 아침 열시부터라고 칩시다. (어조가 높아진다) 붉고 하얀 빛을 줄기차게 쏟아내리던 하늘이 그 빛을 잃고, 엷어지더니 (두 손을 조금씩 내리는 동작) 조금씩 조금씩 더 엷어져서 결국은… (극적인 중단. 두 손을 수평으로 넓게 내젓는 동작) 딱 그치고는 움직이질 않게 된단 말이오. (침묵) 하지만 (설교하듯 한 손을 들고) 하지만 부드럽고 고요한 이 베일 뒤에서, (하늘을 쳐다본다. 럭키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그를 따라 하늘을 쳐다본다) 밤이 밀려와 (목소리가 더욱 떨린다) 우리에게 달려든단 말이오. (손가락들을 소리내어 꺾으며) 이렇게 와락! (영감이 사라진다) 우리가 전혀 예상 못한 순간에 말이오. (침묵. 침통한 목소리로) 이 빌어먹을 땅덩어리 위에선 모든 게 이렇게 되고 마는 거지.

내일은 꼭 온다(p.87)

  • 소년: (단숨에) 고도 씨가 오늘 밤엔 못 오고 내일은 꼭 오겟다고 전하랬어요.
  • 블라디미르: 넌 네가 불행한지 아닌지도 모른단 말야?
  • 소년: 몰라요.
  • 블라디미르: 꼭 나 같구나.

약속(p.133)

  • 블라디미르: 공연한 얘기로 시간만 허비하겟다. (사이. 열띤 소리로) 자, 기회가 왔으니 그동안에 무엇이든 하자. 우리 같은 놈들을 필요로 하는 일이 항상 잇는 건 아니니까. 솔직히 지금 꼭 우리보고 해달라는 것도 아니잖아. 다른 놈들이라도 우리만큼은 해낼 수 있을 테니까. 우리보다 더 잘할 수도 있을걸. 방금 들은 살려달라는 소리는 인류 전체에게 한 말일 거야.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엔 우리 둘뿐이니 싫건 좋건 그 인간이 우리란 말이다. 그러니 너무 늦기 전에 그 기회를 이용해야 해. 불행히도 인간으로 태어난 바에야 이번 한 번만이라도 의젓하게 인간이란 종족의 대표가 돼보자는 거다. 네 생각은 어떠냐? (에스트라공, 아무 대꾸가 없다) 하기야 팔장을 끼고 가부를 이모저모 따져보는 것도 우리 인간 조건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지. 호랑이는 아무 생각 안하고 제 동족을 구하러 뛰어들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깊은 숲속으로 달아나버리기도 하지. 하지만 문제는 그런게 아니야. 문제는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뭘 해야 하는가를 따져보는 거란 말이다. 우린 다행히도 그걸 알고 있거든.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 확실한 게 있지. 그건 고도가 오기를 우린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 에스트라공: 그건 그렇지.
  • 블라디미르: 아니면 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다. (사이) 우린 약속을 지키러 나온 거란 말이다. 이 정도라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방황(p.135)

  • 블라디미르: 확실한 건 이런 상황에선 시간이 길다는 거다.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우린 온갖 짓거리를 다 해가며 시간을 메울 수밖에 없다는 거다. 뭐랄까 얼핏 보기에는 이치에 닿는 것 같지만 사실은 버릇이 되어버린 거동을 하면서 말이다. 넌 그게 이성이 잠드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짓이라고 할지 모르지. 그 말은 나도 알겟다. 하지만 난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성은 이미 한없이 깊은 영원한 어둠 속을 방황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말야. 너 내 말 알아듣겠냐?

이름(p.140)

  • 블라디미르: 포조가 저자 이름이래도.
  • 에스트라공: 이제 두고보면 알 게 아냐? 자… (생각한다) 아벨! 아벨!
  • 포조: 이쪽이오!
  • 에스트라공: 그것 봐.
  • 블라디미르: 이런 짓거리에는 이제 넌더리가 난다.
  • 에스트라공: 또 한 놈의 이름은 카인일 거다. (부른다) 카인! 카인!
  • 포조: 이쪽이오!
  • 에스트라공: 그러면 인류 전체다. (침묵) 저길 봐라. 구름 한 조각이 있구나.
  • 블라디미르: (눈을 들며) 어디?
  • 에스트라공: 저기 하늘 한가운데.
  • 블라디미르: 그래서? (사이) 그게 뭐 어떻다는 거야?

고도(p.141)

  • 에스트라공: 그만 가자.
  • 블라디미르: 갈 순 없다.
  • 에스트라공: 왜?
  • 블라디미르: 고도를 기다려야지.
  • 에스트라공: 참 그렇지.

기억(p.148)

  • 포조: 난 어제 누구를 만난 기억이 없소. 내일이 되면 또 오늘 누구를 만났다는 게 생각 안 날 것이오. 그러니 내게 뭘 물어본다는 건 쓸데없는 짓이오. 어쨌건 그런 얘긴 그만해 둡시다. 일어서!

죽음(p.149)

  • 포조: (버럭 화를 내며) 그놈의 시간 얘기를 자꾸 꺼내서 사람을 괴롭히지 좀 말아요! 말끝마다 언제 언제 하고 물어대다니! 당신, 정신 나간 사람 아니야? 그냥 어느 날이라고만 하면 됐지.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저놈은 벙어리가 되고 난 장님이 된 거요.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우리는 귀머거리가 될 테고. 어느 날 우리는 태어났고, 어느 날 우리는 죽을 거요. 어느 같은 날 같은 순간에 말이오. 그만하면 된 것 아니냔 말이오? (더욱 침착해지며) 여자들은 무덤 위에 걸터 앉아 아이를 낳는 거지. 해가 잠깐 비추다간 곧 다시 밤이 오는 거요. (그는 끈을 잡아당긴다) 앞으로!

잠듦(p.151)

  • 블라디미르: 남들이 괴로워하는 동안에 나는 자고 있었을까? 지금도 나는 자고 있는 걸까? 내일 잠에서 깨어나면 오늘 일을 어떻게 말하게 될지? 내 친구 에스트라공과 함께 이 자리에서 밤이 올 때까지 고도를 기다렸다고 말하게 될까? 포조가 그의 짐꾼을 데리고 지나가다가 우리에게 얘기를 했다고 말하게 될까? 아마 그렇겠지. 하지만 이 모든 게 어느 정도나 사실일까? (에스트라공은 구두를 벗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벗겨지지 않는다. 그는 다시 잠들어버린다. 블라디미르가 그를 바라본다) 저 친구는 아무것도 모르겠지. 다시 얻어맞은 얘기나 할 테고 내게서 당근이나 얻어먹겠지… (사이) 여자들은 무덤 위에 걸터앉아 무서운 산고를 겪고 구덩이 밑에서는 일꾼이 꿈속에서처럼 곡괭이 질을 하고. 사람들은 서서히 늙어가고 하늘은 우리의 외침으로 가득하구나.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습관은 우리의 귀를 틀어막지. (에스트라공을 바라본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겠지. 그리고 말하겠지. 저 친구는 잠들어 있다. 아무것도 모른다. 자게 내버려두자고. (사이) 이 이상은 버틸 수가 없구나. (사이) 내가 무슨 말을 지껄엿지?

소년(p.152)

그는 부산스럽게 왔다갓다 하더니 마침내 왼쪽 무대 출입구 가까이 가서는 먼 곳을 바라본다. 오른쪽에서 어제 왔던 소년이 들어온다. 걸음을 멈춘다. 침묵.

  • 소년: 아저씨… (블라디미르가 돌아선다) 알베르 아저씨는…
  • 블라디미르: 다시 시작이로구나. (사이. 소년에게) 너 나 모르겠니?
  • 소년: 모르겟어요.
  • 블라디미르: 너 어제도 왓지?
  • 소년: 아니요.
  • 블라디미르: 그럼 처음 오는 거냐?
  • 소년: 네.

침묵.

  • 블라디미르: 고도 씨가 보낸 거지?
  • 소년: 네.
  • 블라디미르: 오늘 밤에는 못 오겟다는 얘기겠지?
  • 소년: 네.
  • 블라디미르: 하지만 내일은 온다는 거고?
  • 소년: 네.
  • 블라디미르: 내일은 틀림없겠지?
  • 소년: 네.

침묵.

  • 블라디미르: 오다가 누굴 만나지 않았니?
  • 소년: 아뇨.
  • 블라디미르: 두… (망설이다가) 사람 말이다.
  • 소년: 아무도 못 봤어요.

침묵.

  • 블라디미르: 그래. 고도 씨는 뭘 하고 있냐? (사이0 내 말 듣고 잇는 거냐?
  • 소년: 네.
  • 블라디미르: 그럼?
  • 소년: 아무것도 안해요.

침묵.

  • 블라디미르: 너의 형은 잘 있냐?
  • 소년: 아파요.
  • 블라디미르: 그럼 어제 온 건 형이었나 보구나.
  • 소년: 모르겠어요.
  • 블라디미르: 수염이 있냐, 고도 씨는?
  • 소년: 네.
  • 블라디미르: 노란 수염이냐. 아니면… (망설이다가) 까만 수염이냐?
  • 소년: (망설인다) … 흰 수염 같아요.

침묵.

  • 블라디미르: 하느님 맙소사!

침묵.

  • 소년: 고도 시에게 가서 뭐라고 할까요?
  • 블라디미르: 가서 이렇게 말해라. (말을 중단) …나를 만났다고 말해라. (생각한다) 그냥 나를 만났다고만 해. (사이. 블라디미르가 앞으로 나오자 소년은 물러선다. 블라디미르가 멈추니 소년도 멈춰선다) 틀림없이 넌 나를 만난 거다. 내일이 되면 또 나를 만난 일이 없다는 소리는 안하겠지?

침묵. 블라디미르가 별안간 앞으로 달려들려 하자 소년은 쏜살같이 달아난다. 침묵.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른다. 블라디미르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에스트라공이 잠에서 깨어나 구두를 벗고 일어선다. 손에 든 구두를 무대 전면에 갖다놓고 블라디미르 쪽으로 가며 그를 바라본다.

  • 에스트라공: 무슨 일이 있었니?
  • 블라디미르: 아무 일도 아니다.
  • 에스트라공: 난 가겠다.
  • 블라디미르: 나도 가야지.

목이나 매자(p.158)

  • 블라디미르: 내일 목이나 매자. (사이) 고도가 안 오면 말야.
  • 에스트라공: 만일 온다면?
  • 블라디미르: 그럼 살게 되는 거지.